![[메인 예고] 로또 1등에 당첨된 팀장님이, 퇴사 대신 선택한 건 '일'?!!, "저랑 사고 한번 쳐보실래요?"😎, 은은하게 돌은(?) 공팀장 출근합니다!, K-직장인 오피스 드라마 , 9/10 [목] 오후 6시 TVING 독점 선공개, 9/14 [월] 밤 9시 tvN 첫 방송, #tvN #로또1등도출근합니다 ...](https://encrypted-tbn0.gstatic.com/images?q=tbn:ANd9GcRFFl456z9KB14o2wnuaGR7BgopnkcBOaGEuw0EQlChqw&s=10)
나는 내일도 논다.
아주 오래전 <인간극장>이었는지 아닌지 기억이 정확하지 않다. 농부의 삶을 찍은 다큐였다.
오래전이라고 하니까 10년이나 20년을 생각할지 모르지만, 내 기억에는 최소 30년 이전의 일이다.
백발의 시골 아저씨였다.
그는 하루 종일 자기가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았다.
농지는 매각했고 현금은 은행에 넣어 두었을 것 같은데... 이것까지 기억나지는 않는다.
아무튼 그는 하루 종일 자기가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산다고 했다.
그의 아버지가 평생 일만 하다가 돌아가시는 것을 보고,
그는 자기는 절대 그런 삶을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고 50세인지 60세인지 되었을 때 모든 일을 정리했다고 한다.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하루 종일 놀았다.
나는 이 모습이 너무 생경했다.
일을 하지 않고 놀아도 되나... 성실, 근면, 정직이 모토인 사회에서 근면하지 않은 모습에 놀랐고,
저런 삶이 가능하구나 하는 생각에 망치로 한 대 맞은 기분이 들었다.
그게 바로 요즘 유행하는 '파이어족'이었다.
아마도 경제적 자유 파이어족은 모든 노동자의 꿈일 것이다.
더 이상 일하지 않아도 된다.
더 이상 월요일 출근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고, 일요일 저녁 순간순간 밀려오는 짜증도 없다.
나는 내일도 논다.
얼마 전 시작한 드라마 제목이 <로또 1등 되어도 출근합니다>였다.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받은 로또 1등 당첨금은 13억 원이었다.
댓글에 "20억, 30억은 되어야 하지 않나"라는 의견이 많이 있었다.
하지만 13억 원을 3% 예금에 넣으면 세후 월 274만 원이다.
만약 이보다 수익이 높은 배당 투자 상품인 슈드(SCHD)나 J
EPI(JPMorgan Equity Premium Income ETF)에 넣는다면, 슈드의 경우 연 약 3.5%를 주니
월 대략 320만 원, JEPI에 넣으면 월 650만 원 정도가 나온다고 한다. 혼자 살기에 충분한 금액이다.
보수적으로 투자해서 예금에 34%(약 1/3), 슈드에 33%, JEPI에 33%씩 나눠 투자해도 먹고살기에 충분한 금액이다.
최근 주식 열풍으로 꽤 돈을 번 사람도 있고, 막차를 타서 나락을 경험하고 있는 분들 중에도 아마 파이어를 하고 싶어 했던 분들이 꽤 있을 것 같다.
이미 오래전 토마 피케티는 노동소득이 자본소득을 넘지 못하는 세상이라고 했다. 아무리 일을 해도 자본이
벌어들이는 금융소득을 이기기 어렵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월급 400만 원보다 13억 원의 현금이 더 많은 소득을 안겨줄 수 있다.
더군다나 아무 일도 하지 않는데 말이다.
마르크스는 이런 사람을 불로소득 계급이라고 했다.
엥겔스에게 돈을 받아 가며 생활했던 마르크스는 어쩌면 이런 사람을 부러워했을 수도 있다.
물론 그런 사람이라면 혁명을 원하지 않을 것 같지만...
드라마에서 주인공은 로또에 당첨되고 나서 새로운 인간이 된다.
찌질한 인간에서 당찬 인간으로, 고개 숙인 인간에서 뻣뻣한 인간으로.
드라마니까 아마도 반전이 있겠지만...
나 역시 40대 어느 날, 50까지만 일하겠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그런데 50이 훌쩍 넘었다. 아직 파이어를 못 하고 있다.
돈이 문제다.
어느 봄날, 여자 후배가 나에게 물었다.
"선배는 마지막 모습이 어땠으면 좋겠어요?"
"뭐, 죽을 때 모습?"
"네."
햇살이 가득한 정원에서 연애소설을 보다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가능하면 해피엔딩으로...
내 삶의 가치는 내가 정하는 것이다.
파이어의 삶이든 노동자의 삶이든 정답은 없다.
어차피 인간은 필멸의 존재니까.
정답은 본인에게 있다.
하지만 나는 어느 날 방송에서 봤던 농부의 모습을 잊지 못하고 있다.
아마도 나는 그렇게 살고 싶었거나, 적어도 그의 삶을 부러워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