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8월 군에서 제대를 했다.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군에 입대했다.

할 일도 돌아갈 곳도 없었다.

직장이 없다면 어찌해야 하나….

직장을 만들면 된다….

대학 선배 두 명과 함께 창업했다.

말년 휴가를 나가 함께 창업하기로 하고 제대하자마자

하루를 쉬고 다음 날부터 일을 시작했다.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고 어려워하는 영업 일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런 것뿐이었다. 

전주 송촌동 변두리 월세 8만 원짜리 사무실을 얻었다.

사무실 집기는 집에서 가져 왔고 중고 시장에서 의자 몇 개를 샀다.

자동차 정비공장이나 카센터에 필요한 기계를 판매하는 영업소를 창업했다. 

일반 사람들이 창업하기엔 어려운 분야다.

선배 두 명이 이미 관련 업종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작할 수 있었다.

그들도 해고 아니 해고를 당했다.

이 증명사진은 당시 찍은 사진이다.

그러니까 26-7살 사이일 것이다.

명함에 사진을 넣어야 한다고 해서 찍었다.

얼굴과 얼굴이 보이는 거래…. ᄒᄒ

영업을 해 본 적이 없고 자동차 정비 기기에 상식도 없고 차도 없고 나는 없는 게 있는 것보다 많았다. 

가장 중요한 돈이 없었다.

어머니에게 천만 원을 빌렸다.

신용도 없고 내 통장도 없었다.

돈을 빌릴 사람은 부모뿐이었다.

어머니는 한 마디도 묻지 않고 돈을 빌려주셨다. 당시엔 이자가 12%였다.

나는 어머니의 적금을 담보를 돈을 빌렸다. 그러면 어머니는 이자를 그대로 받을 수 있었다.

나는 그 담보 대출로 받은 천만 원을 2년간 갚았다. 

운이 좋았다.

 IMF로 자동차 업체에서 해고하고 대신 카크리닉을 개인에게 내주고 있던 시기였다.

또한, 카센터가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바뀌는 시기라서 허가에 필요한 장비를 무조건 사야 하는 시기였다. 

내가 아니라도 누군가에게 허가를 받으려면 장비를 사야 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나에게 수백만 원짜리 기계를 구입 할 사람은 없었다.

3개월은 아무것도 팔지 못했다. 

영업해본 사람은 그 맘을 알겠지만, 직장인인 절대 알 수 없다.

영업은 어렵다. 더구나 수백만 원짜리 기계를 파는 것은 더 어렵다.

그러다가 군산의 작은 카센터에서 첫 구매를 해줬다.

검색을 해 보니 아직도 영업 중이다. 

사람 보는 눈이 있는 분이라 그런 것 같다. ㅎ

그 이후에 자신이 생겼는지 영업은 잘되었고 여러 카센터를 오픈 하거나 공업사를 

오픈 하기도 했다. 정읍에 있는 공업사 남원의 카센터 김제나 전주 등등 여러 곳에

거래처가 생겼고 사업은 잘되었다.

우리는 다른 영업소와는 다른 전략을 추구했다.

다른 영업소가 기계를 판매했다면 우리는 정보와 교육을 판매했다.

당시엔 기계식 엔진에서 전자식 엔진을 바뀌는 시기였다.

카센터 사장들도 대부분 기계식 즉 카뷰레터 방식의 엔진은 잘 알았지만

ECU가 들어가는 자동차는 두려워했다.

그래서 당시 카센터는 엔진이 떨리거나 이상하면 일단 

점화 플러그나 배선을 교체했다. 

나는

군대에서 시간이 날 때마다 전기, 전자 엔진에 관한 공부를 했기 때문에

손기술은 없었지만 입기술로 카센터 사장들에게 새로운 엔진에 대한

기술을 알려 줄 수 있었다.

22년이 지난 지금도 각종 센서의 역할과 자동차에 미치는 영향 등을

외우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이제 이런 시대도 저물어 가고 전기자동차의 시대가 되었다.

그렇게 3년이 지나고 나는 다시 백수의 길을 선택했다.

카센터 기계를 파는 일이 별로 즐겁지 않았다.

다시 백수의 길을 선택했고

친구가 창업하는 일을 도와 IT 기업을 만들었다. 

이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