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속
한석규와 전도연이 주연을 했다.
우리 세대라면 누구나 봤던 영화다.
접속이라고 하면 인터넷에 접속하는 것을
뜻하고 접속이 되지 않는다고 하면 더 이상
사이트에 갈 수 없음을 뜻한다.
오늘로
2006년에 만든 참거래농민장터의
첫 사이트가 접속 불가가 되었다.
오늘로 2006년부터 유지 했던 호스팅이 만료된 것이다.
더 이상은 접속이 불가능하다.
작년에 사이트를 개편하고 1년 동안
과거의 정보를 확인하거나 확인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 제공하던 구 사이트를 오늘부로
문을 닫았다.
영원히 사라진 것이다.
잠시 연장 신청을 할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곧 포기했다.
지난 간 것은 지난 가는 것이 옳다.
접속에서 한석규가 6년 전 헤어진 여자친구를 붙잡고 있는
것처럼 부질없는 일이다.
과거는 새로운 것으로 채워진다.
지리산에 내려오기 전에 도쿄에서 3년을 살았다.
과거 일을 그만두고 선택한 일이었지만
생각처럼 되지는 않았다.
성공도 실패도 아닌 것....
그 해 3월 벚꽃이 가득했던 우에노 공원에서
커다란 희수염 고래상를 보고 있었다.
바다를 자유롭게 유영하는 고래가 늘 부러웠다.
나는 지금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2004년 여름 지리산에 내려왔고 다시 돌아가지 않았다.
부질없는 회사에 사표를 냈다.
함께 만든 회사였지만 나에게 더 이상 희망이 되어 주지 않았다.
도쿄에는 내가 살던 멘션이 있었지만
나올 때는 작은 가방 하나의 짐도 없었다.
버릴 것은 모두 버렸다.
지리산에 내려와 어쩌다가 농산물 직거래사이트를
만들게 되었다. 그리고 몇 번의 우여곡절 끝에
참거래농민장터라를 만들게 되었다.
그렇게 20년이 지났다.
운이 좋아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앞으로 또 몇 년을 하게 될지 나도 모른다.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처음 시작 할 때는 나도 젊은 사람이었지만
이젠 50대가 되어버렸다.
과거의 사이트 디자인은 한 참을 바라보았다.
그동안 고마웠다.
굿바이... 그동안 수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