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년전에 집을 지을 때
형은 여수시산림조합에서 일했다.
산골에 집을 지은 동생에게 형은 동백나무 10그루를 주었다.
정원 여기 저기에 동백 나무를 심었는데 대부분 죽었다.
여수에 살던 동백 나무는
구례 추위를 버티지 못했던 것이다.
대부분의 나무가 죽고 겨우 세 그루가 살았다.
남은 세 그루 조차 7-8년 지나는 동안 1cm도 자라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조금씩 크기 시작했고 2-3년 전부터 몇 송이 동백꽃이 피기 시작했다.
큰 대문 쪽에는 배롱나무 두 그루를 심어 아치를 만들 생각 이었고
작은 대문 쪽엔 동백 나무를 심어 아치를 만들어 볼 생각을 했다.
큰 대문 쪽은 이미 오래전에 배롱 나무가 크게 자라 아치가 된지
오래다.
작은 대문은 아직 까지 아치가 되지 못했다.
앞으로도 몇 년은 지나에 동백 나무가 아치가 될 정도로 크게 자랄 것이다.
동백나무가 피어 있는 아치 밑으로 걸어 들어가는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하지만 아직도 5년은 더 키워야 할 것 같다.
작은 대문에 동백나무 하나를 만드는데 20년 이라니....
큰 동백 나무를 심었다면 1년도 걸리지 않았을 일인데
나는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다.
정원의 계획이라는 것은 20년 또는 30년이 지나야 완성이 되는 것이기도 하고
그것을 묵묵히 지켜 보는 것 또한 큰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동백꽃 숫자가 꽤 늘었고 이제 볼만할 정도로 커졌다는 것에
만족 한다.
두 나무가 아치가 되어
오가는 가족들에게
꽃길이 되어 주거나 지나갈 때 툭 하고 동백꽃이 떨어진다면
행복하지 않을까?